고정남
고정남 - 호남선 展 2017.07.10
서학동사진관()
2017-07-19 ~ 2017-08-20
2017-07-22 오후 4시
고정남 - 호남선 展

계남정미소 서학동사진관





고정남 개인전

Song of Arirang_호남선




작가와의 대화 : 7월 22일 토요일 오후 4시






Song of Arirang_호남선





우리에게 지난 역사는 무엇일까? 단순히 기억되어야 하는 사실의 나열일 수도 있겠지만 한 개인의 성장과 그를 에워싼 배경이기도 하다. 고정남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면 소멸되는 흔한 기억의 단편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진을 보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거지? 나는 이 사진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까? 사실 사진을 보면서 꼭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호남선은 1914년 일제가 만든 서대전에서 목포까지 261.5km를 잇는 철도이다. 전남 어촌에서 태어나 유별나게 적산가옥이 많았던 고향 마을의 유년기와 도쿄유학 생활을 한 그의 의식에 일제의 잔재는 익숙한 것이었기에 오히려 지나칠법한 일이다. 그는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집요하게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한국인으로 사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정체성을 역사의 그물 안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그저 연대기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프루스트 방식의 의식의 흐름을 좇아가고 있다. 기억의 채집이 아니라 기억의 환유를 너무나 뻔할 수 있는 사진 안에서 자유롭게 재배치함으로써 대상이 당황하거나 포기하거나 공허하게 만든다.

대체 군산동국사 앞에서 어린 초등학생은 왜 서 있는지, 10월이라는 똑같은 달력을 두 장이나 붙여 놓고 동네 사람들이 식당에 앉아서 잡담을 나누는 사진은 왜 끼어 있는지, 세 자루의 일본식 낫을 찍은 사진 앞에서 우리는 호남선이라는 새롭지 못한 사진의 나열에 당혹감을 느낀다. 이 당혹감은 이것이 예술사진이라는 범주 안에서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낯설다. 벽골제 택시기사는 아무 생각 없이 작가가 서달라고 하니 포즈를 취했을까? 만경강 세창교 아래서 낚시를 하는 남자는 당시 월척의 기쁨이 있었을까? 김제에서 그냥 지나가는 기차를 보고 찍었을까?

고정남은 너무나 흔한 주변의 소소한 사람들의 오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제, 혹은 내일의 이야기이기도 한 그래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건들을 소환한다. 그것이 역사라는 큰 범주 안의 담론으로 이어가는 것을 우리가 눈치를 못 챌 수도 있지만, 그의 숨은 의도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것이다.

이것이 호남선의 풍경인 것이다. 이것을 자유롭게 엮어내는 작가의 의식 안에서 우리는 단편적이거나 종합적인 경험 혹은 일상의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전혀 염려할 일은 아니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사진을 보는 방법에 익숙해 있지 않더라도 작가의 이런 제시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것이 정말 우리의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고정남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사진의 역사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불러오는 밝은 눈을 가졌다.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국내 최대의 사진전문 포털사이트인 아이포스 웹진에서는 각 미디어와 화랑의 전시담당자, 프로사진가, 전국의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 및 전공자, 미술계와 광고 디자인계, 출판 편집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 국내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사진동호인 등 27만6,790명에게 사진문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